산불 진화 중 추락한 70대 헬기 기장, 사고 전날에도 아내에게 “사랑해요”
경북 산불을 진화하던 중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故 박현우(73) 기장이 아내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29일 오전 11시 30분 경기도 김포시 뉴고려 장례식장에서 박 기장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서 아내 장광자(71)씨는 “그동안 수고 많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가족들과의 추억을 간직하며 감사하며 살 테니 천국에서 만나자”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산불 진화 중 추락한 70대 헬기 기장, 사고 전날에도 아내에게 “사랑해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아내 장씨는 남편 박 기장과 결혼한 지 45년이 넘었지만 매일 사랑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박 기장은 사고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9시쯤에도 아내에게 평소처럼 안부를 묻고 “사랑해요. 여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고, 안타깝게도 마지막 통화가 됐다.
또 박 기장은 지난 19일 아내의 생일을 맞아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는데, 이 또한 장씨가 남편 박 기장에게 받은 마지막 생일 문자가 됐다.
메시지에서 박 기장은 메시지에서 “사랑하는 당신.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며 “하나님의 넘치는 사랑과 모든 분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와 인정받는 귀하고 복된 멋진 삶을 살아가시길 소망합니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라고 했다.
26일 오후 1시쯤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산불 현장에서 소화수를 담던 헬기가 추락했다. /뉴스1
이에 장씨는 “여보, 사랑의 마음을 가득 담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고 답장했다.
한편 박 기장은 지난 26일 오후 12시 54분께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헬기를 타고 산불을 진화하다 추락해 숨졌다.
박 기장은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항공대 소속 헬리콥터 기장으로 오랜 기간 복무했고, 전역 후에는 임차업체에 재취업해 석유 시추와 방재 작업, 산불 진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 왔다.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산불 현장에서 소화수를 담던 헬기가 추락해 소방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